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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Nest

커피를 마셨다 본문

On and On

커피를 마셨다

HANKE 2016. 1. 30. 14:32
켄엔이나 혁랍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커피를 마셨다. 그와 마시는 커피는 조금 다를까 싶었더니, 한 모금 입으로 넘기자마자 이마를 구겨지게 하는 쓴 맛은 여전했다.

으으으으, 맛없어.

혼자 오만 난리를 치는 내 모습이 웃긴지 그는 헤실헤실 웃었다. 그리고 문득 손을 뻗어 구겨진 내 이마를 펴주었다.
이마에 닫는 뭉뚝한 손가락 끝이 거칠했다. 볼로 후끈한 열이 곧장 올라왔다.
예쁜 이마 구기지마요. 조곤조곤 내뱉는 말은 각설탕처럼 달콤했다.

형 얼굴에서 제일 볼만한 데가 이 운동장 같은 이만데.
뭐 임마?!!!

빽 소리를 질렀다. 깜찍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능청스럽게 웃는 얼굴은 뺀질했다.
잘난 콧대를 아프게 후려갈기고픈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래도 차마 손을 뻗진 못했다. 일을 저지른 후의 후회는 오로지 내 몫이었다.
오들오들 몸이 떨리도록 추운 겨울인데도 속이 탔다. 앞에 있던 컵을 들어 그 안의 내용물을 무의식적으로 마셨다.

으에엑!!!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했던가. 참, 병신도 이런 병신이 또 없었다.
머리통 끝까지 올라오는 쓴 맛에 진저리 치고 있을 때쯤 그가 불쑥 무언가를 들이밀었다. 폭신하고 달콤한 초콜릿 퍼지 케이크였다. 

먹어요. 또 쓰다고 징징거리지 말고.

단내가 풍겨오는 조각을 멍하게 보고만 있었다. 허 참. 혀를 찬 그가 포크를 들었다. 그가 잘라낸 조각의 끝은 곧장 도톰한 입술 사이로 사라졌다.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초콜릿이 묻어 달콤한 혀가 엉겨들었다. 

쪽, 가벼운 소리를 내며 입술이 떨어졌다. 야! 이게 무슨...! 무례한 키스에 화를 내려다 그대로 굳어버렸다.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적시는 얼굴이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을만큼 근사했다.

이제 안 쓰죠?

보란듯이 우쭐거리지만 않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어깨를 으쓱거리는 얼굴을 무시하고 포크를 들었다.
가끔은 커피를 마시는 것도 나쁘진 않은 듯했다. 푹 들어가는 포크 사이로 달콤한 초콜릿 향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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